일상

갑자기 졸업까지 끝난 대학원생

백복치 2026. 7. 3. 20:12

작년 글을 보니 나 아프다고 글을 썼던데.. 그 이후로 너무 많은 일이 있어서 일단 좀 정리를 해놔야 내가 나중에 기억을 더듬을 수 있을거니까 좀 적어보려고 함. 읽어보니 입학 전에가 지금보다 더 똑똑했던(?) 것 같은데 ..

 

작년 6월부터 기록을 해보자면 처음에는 몸이 계속 안좋아지더니 그냥 구내염이나 몸살이 반복됐었다. 크게 생각안하고 있었는데 갑분 하혈을 했다. 너무 당황스러워서 산부인과를 갔는데 한 3달 정도 피임약을 먹어보자고 했다. 스트레스가 만병의 원인이지만 진짜 그거 어떻게 안받는건데요. 스트레스 줄이시고.. 약드시고.. 지켜봅시다 ~ 했다. 워낙 신뢰도가 높았던 곳이라 ㅇㅋㅇㅋ 하고 먹었는데, 그 때부터 진짜 갑자기 살이 찌기 시작하는거임. 안그래도 힘들어 죽겠는데 약먹으니까 몸이 너무 축축 처지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 정병이 옴.

한 달 주기로 갔었는데 추가로 했던 호르몬 검사에서 부신 수치가 좀 낮게 나와서 다른 원인일수도 있다고 내과로 가보랬다. 그래서 내과 갔더니 음,, 상급병원가서 검사받아야할거같아요 부신 수치가 좀 많이 낮네요 라고 하는거임. 개쫄림 두드레기가 심하게 나는 편이라 평소에 약을 동네 병원에서 타서 먹었었는데, 초딩때부터 다닌 곳이라서 스테로이드가 그렇게 심하게 들어있는 약인줄도 모르고 매일을 먹었었슨, 그걸 7-8년?을 먹었는데 그거 때문이라는거임. 그 정도 용량이면 최대가 2주치인데 그걸 계속 타서 먹었다고요? 이러심. 그 때 가서 나한테 이 약을 이렇게 오래 주다니 미쳤냐고 따졌어야 되나 후회도 되는데, 상급 병원가서 검사했더니 다행히 쿠싱 아니라고 해서 안갔다. 글고 그 땐 그럴 정신이 아니었음 졸논도 써야되고 할게 많은데요 ㅠㅠ 

아무튼 그래서 그 병원약을 끊고 다른 피부과 병원에서 스테로이드 없는 약으로 타먹었다. 근데 알고보니까 스테로이드 그렇게 갑자기 끊으면 안된다매? ㅎㅎ 나중에 알았다. 그거 끊으니까 살이 그냥 무슨 물먹은 하마처럼 찌더니 한 6개월 있으니까 푸수슈슈국 좀 붓기가 빠지더라.. 스테로이드 진짜 미친새끼야 ㅡㅡ 아 맞다 진짜 신기한게 버섯목이 싹 사라졌다. 근데 손가락 마디마디가 너무 아프고 온 몸이 진짜 두들겨맞은것처럼 아픈게 한 3개월 이상 갔다. 이것도 몸에서 스테로이드가 빠져나가고 있는 현상이랬다.. 잘 가던 한의원 선생님한테 무진장 혼남 ㅎㅎ 그래도 그렇게 매주 가서 침맞는게 큰 도움이 됐다. 할모니들이 침 왜 그렇게 맞는지 이해완.

이렇게 몸은 몸대로 조져져있는데 우리 동 승강기 사용 중단됨. 25층에 사는 사람인데요, 저희 강아지 실외배변이어서 매일 나가줘야되거든요~ 하루에 2-3번은 진짜 25층을 왔다갔다 뒤지고 싶었다. 엘베안되는게 이렇게 힘든일이었다니 심지어 개더워서 진짜 와 다시 생각하니까 그때 어케 다녔지 내 무릎은 아작나도 내 강아지 무릎은 지켜야되니꼐,, 강아지 안고 다니니까 팔이 아작날거같아서 맨날 포대기로 싸고 댕김 진짜 다신 경험하고 싶지 않아 나는 ~ ^^ 

힘듦이 끝이없네 무슨.. 그러다가 6월 말쯤 여름방학 때 학교 앞에서 2달정도? 자취함. 진짜 순전히 집에 있으면 내가 너무 루즈해져서임. 순공시간처럼 진짜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었음 그리고 이미 망가질대로 망가진 생체리듬때문에 새벽에 공부를 해야 했는데 집에서는 진짜 계속 루틴이 망가지는거임 그래서 나를 가둘 수 있는 곳이 필요했음. 진짜 오로지 연구만 할 수 있는 곳에 나를 가두는 사람이 되.

삼삼엠투라는 어플 사용했고, 단기 임대여서 ㄱㅊ았음. 근데 내가 간과한 사실.. 여름. 서울. 노후화. 많은 가게들. 이 합쳐지면 바퀴벌레가 그렇게 많을수가 없다..? 매일 바퀴벌레 2-3마리랑은 인사해야했음 러브버그에 거미도 진짜 미친 존나 많았음. 그래서 더 집에서 못있었다.. 1층 집은 절대 구하는것이.. 아니다... 

암튼 그래도 emnlp도 이때 합격 결과가 나왔고 졸논도 어느정도 틀을 잡았었음. 매일을 12-1시쯤 일어나서 3-4쯤 혜화역 스카로 가서 똑같은 자리에 앉아 8시간권을 끊고 오후 10시가 되면 연장하면서 에너지음료 하나 사서 오전 6:20까지 하고 첫차타고 집들어가서 검정 봉다리로 들어오는 빛 막고 또 12-1시에 일어나고. 심적으로 가장 약했을 땐데 아이러니하게 가장 많은 걸 결과적으로 보여준 때기도 함.

하루종일 아무랑도 대화 안한 날이 더 많았음. 겉으로는 좀 외로웠었는데, 또 나름대로 막막한대로, 답답한대로 저 시간을 즐겼던거 같음. 아닌가 미화된건가. 그리고 포장마차도 음식점도 아닌 술집을 꼭 한 번 가겠다고 다짐했는데 한 번을 못감 ㅋ 서울이라서 진짜 다양한 곳에 가고 싶은 마음도 많았는데 날씨도 너무 안좋은 시기였고 발등에 불 떨어진 시기라 많이 못즐긴거같다. 이무진 자취방은 진짜 오억오조번 들었던 것 같음. 사랑했다.. 아니 힘들었, 아니 사랑했다..

진짜 이 때 새벽 3시 넘었었고 스카였는데, 공저자 오빠가 됐네 라고 왔던가? 카톡이 와서 알았다. 뭐가 됐다는거지? ㅇ? 지금?? 지금 나왔다고?? 진짜 저 때 심장이 너무 쿵쾅거려서 터지거나 튀어나오거나 하는 줄 알았음. 다른 동기들은 다 길을 잘 찾아가는것 같은데 나 혼자 아무 성과도 안나오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에 잠겨있을 때였다. 여기서 이게 안되면 나는 석사 생활 2년 중 남는게 아무것도 없겠구나 라고 생각했다. 근데 이게 되네. 이게 되었기 때문에 내가 멘탈을 붙잡을 수 있었움. 크든 작든 나만의 기준에서 뭔가를 성공해봤다라고 느끼는 감각이 중요한 것 같다. 그 경험이 있어야 다른 일을 할때도 확신 없음 이라는 감정을 이길 수가 있응게.

emnlp 갔다, 이야 하얏트를 이렇게 내가 오랫동안 내 돈 안내고 지낼 수 있는 날이 또 오겠냐믄서.. ㅎ 침대 푹신하구우우.. 깔끔하구우.. 너무 좋구우.. 조식 개맛나구우.. 조금 걸어가면 학회장이었는데, 처음에 길못찾고 그 큰 전시홀을 한 바퀴 돌았음 ㅋㅋ 박사오빠랑 첫 날 저녁 파티? 뭐 이런거 있어서 가면서 이 길 맞아요? 아니 사람이 너무 없는데? 이러면서 갔었는데 그 길 아니었음 다른 길로 다녀야 했다.

학회 기간동안 매일 갔다가 다시 숙소에서 쉬거나 발표 준비하거나 나는 졸논 준비했다. 드디어 발표 당일, 진짜 영어로 발표 어떻게 해야되냐 또 심장 터진다(negative) 그래도 우뜨케 해내야지.. 진짜 갑자기 훅 들어와서 한국 사람하고도 대화 잘 못하는데 영어로 대화하려니까 단어가 기억이 안나서 진짜 온 힘을 다해 바디랭귀지로 연구설명함. 영어권 아닌 사람들과 영어로 대화하는게 이렇게 어려웠다니.. 싶었다. 발표 세션 끝나갈 때 온 여자 연구자가 있었는데, 굉장히 연구에 대해서 궁금해했고 나도 이땐 입이 좀 풀려서 핑퐁마냥 대화를 나눈게 아직도 선명하네 그래도 그거 생각하면 또 나름 즐거웠음 내가 어쨌든 성장한 기분이 들어서 좋았다.

근데 진짜 신기했던건 나는 진짜 발표가 너무 떨렸었는데 다들 진짜 막 자기 연구얘기하고 싶어서 너무 신나있는 사람들이었음. 질문이 개 공격적인데도 웃으면서 핫핫 인정~ 그거 한계 맞음 ㅇㅇ 어케 하는게 좋아보여?? 이러는거임. 그때 좀 용기를 얻어서 발표했음. 아 똑똑한 사람들은 저게 아무렇지도 않은걸까 이미 리뷰어들한테 탈탈털리고 여기까지 올라와서 진짜 괜찮은건가 ㅋㅋㅎㅎ.. 한편으로는 그래 내 연구 그게 뭐 그렇게 대단하다고 너무 떨지말자 이마인드로 발표했던거같음. 

거기 가서도 발표 전후로 졸논썼음, 곧 졸논 발표인데 10월에 실험 돌리느라 분석을 이제야 했어야 하는 상황...!! 그래도 낯선 곳에서 낯선 음료랑 케잌도 시켜보고 앉아서 좀 해보려는데 중국이라 gpt가 안됨. vpn도 안뚫림, 와이파이 연결하려했는데 중국 번호를 치라는거임 나 없다고요. 직원한테 부탁했걸랑? 근데도 안되는거임 왠지 모르겠고 ㅈㄴ 민폐같아서 그냥 로밍 추가로 더 결제함 중국갈 일 있다, 나는 gpt써야되고 계속 컴 써야된다, 응 로밍 무조건이야~

대학생때 진짜 짧게 그때도 여름이었네, 친구랑 같이 단기해외연수 간 적이 있다. 그 때 많이 먹었던 coco가 너무 먹고 싶은거임, 발표 다음 날 시간내서 그래도 우리 왔으니까 하루쯤은 쉬자~ 하면서 쑤저우로 놀러갔었는데 거기서 사먹었다. 솔직히.. 대학생때 깔깔거리면서 사먹었던 맛 아니더라고. 추억은 추억으로 남겨둘때가 더 좋을 때도 있나봐~ 그냥 밀크티맛이었는데 그 땐 뭐가 그렇게 맛있던지

그리고 숙소 드라이기가 진짜 좋았는데, 작고 가벼운데 머리숱많은 내머리도 빠르게 말려줬다. 한국가면 사야지 해놓고 찍어뒀는데 그냥 집에 있는거 쓰는중임 암튼 하얏트 드라이기 맛집

chapanda는 아마 상하이에서 기차 기다리다가 찍은거같은데, 한국말로하면 차판다~ 인데 그냥,, 중국에서 발견해서 웃겨서.. 찍어뒀음.. 피식

그러고는 뭐 또 졸논쓰면서 계속 병원 가서 검사하고~ 약 바꾸고 ~ 무슨 영양결핍 ㅇㅈㄹ 10키로 쪘는데 ㅋㅋ 탈수는 진심 ㅋㅋ 노어이임 물먹는하만데

뭔 생각을하면서 살지 않아도 됐었다. 하루하루 버티는 것만으로도 버거웠고 하루하루 해내는것만으로도 벅찼음. 아 혹시나 붓기가 생긴다! 하면 마이노신 약이 진짜 직빵이다 이거랑 호박차 진짜 계속 꾸준히 먹었다. 뭐 아파서 부은거라 사실 효과는 미미했는데 그래도 심적안정+약간의 호전이 있는듯

AI 연구를 하면 뭐함, 아 진짜 PPT는 사람이 만들어야 제맛 아니냐며.. 피그마로 만들려고 했는데 진짜 노트북 구려서 임티벡터 형식으로 가져오면 자꾸 구식으로 가져와서 결국 이미지로 따와서 어쩌구저쩌구 암튼 PPT는 손맛이 제맛이지.

여름에 스카에서 파일럿하는데도 이게 맞나,, 하면서 계속 어물쩡했었는데 HCI 쪽이 이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다. 해보니까 재밌더라고, 물론 사용자 실험해야해서 안그래도 친구없는데 35명을 채우겠다고 진짜 얼굴밖에 모르는 사람들한테 부탁 엄청했다. 아 이런게 상부상조라고 하는건가. 다들 바쁠텐데 나랑 말한마디 안해본 사람들인데도 거의 울면서 부탁하니까 도와줬다. 진짜 .. 잊지 않고 살게요. 심사 볼 때 솔직히 무서웠는데 걱정보다 훨씬 더 좋은 말씀들을 많이해주셨다. 학위논문까지 완성하고 나니까 나 이제 진짜 대학원 끝났구나 싶었다. 끝나고나니까 너무너무 아쉬운 것들이 많았다, 아 저 수업 들어볼걸, 아 저 시기에 이거 해볼걸.. 하는 그런거.. 그래도 한편으로는 끝나서 안도감이 들었다. 와 이제 내 인생에 학점이란 개념이 없어져도 되잖아?? 가 젤 좋았다. ㅎ..

존경하는 선배님이 준 긍정감자와 학교 가는 길에 땅바닥에서 만난 희망, 앞으로의 내 미래를 위해 산 개운부적까지

헥헥 

그렇다. 뭐 그렇게 2025년을 보내줬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혼자 다녀온 제주도 여행  (3) 2026.07.14
바다가 좋은 이유  (0) 2026.07.10
몸이 아프다  (0) 2025.03.06
얼레벌레 흘러간 나으 ㅣ 26살  (0) 2025.02.13
3월의 대학원생  (0) 2024.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