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바다가 좋은 이유

백복치 2026. 7. 10. 17:27

바다에 발담그기는 참 좋다. 기분좋은 시원함. 짭짤한 바닷물의 냄새와 공기. 쓸려나가는 바닷물에 모래들이 간지럽히는 발. 연신 찰칵대는 카메라 소리와 꺄르르 신난 아이들 소리에 덩달아 기분이 좋다.

협재에 있는 야외 카페에 앉아있다가 사람이 너무 많으니 정신없고 그와중에 더워서 더 이상 여기 있고 싶지 않았다. 버스타고 이동해보고 싶은 마음에 조용한 카페를 쳐서 금능해변으로 왔다. 협재보다 사람이 없다. 좋다.

시원한 카페 안에서 땀을 식히니까 이제야 해변이 좀 보인다. 아빠 등에 업혀 장난치는 아이들과 연신 포즈를 취해보라며 번갈아 사진찍는 이쁜 여자들. 보기만해도 내 기분까지 좋아져!

이렇게 혼자 올 수 있는 곳인데, 아무도 뭐라고 안하는데. 그렇게 바다가 좋다고 하고 다니면서 왜 해본 적이 없을까? 대단한 일정이 필요하지도, 엄청난 금액이 필요한 것도 아닌데 난 왜 내 행복을 찾으려고 하지 않았을까? 안해봐서겠지, 안해봤으니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안했던거야.

저어기 한 아이는 고개를 연신 바닷속에 넣고 무언가를 계속 잡아올려 하늘에 대고 관찰한다. 이미 한 손에는 가득한 조개로 미뤄봤을때 아마 이쁜 조개를 찾고 있나봐. 그게 그렇게 재미있나? 또 저어기 아빠와 아이는 50번이나 넘게 튜브에 타면 뒤집고를 반복한다. 아빠 한번 더! 를 외치며 계속 뒤집어 달라고 손을 뻗는다. 아빠는 웃으면서도 힘에 부쳤는지 엄마까지 불러 아이를 놀아준다. 즐거워보여.

나는 왜 바다를 좋아할까? 아마도 나도 저런 이유일거겠지, 아빠 손잡고 저기까진 가도 된다고 들어가봤던 바다에 난 반했을거야. 겁도 많고 무서운게 많은 내가 그만들어가고싶다고해도 아빠 못믿냐는 물음에 고개를 저으며 용기냈던 그 감정이었던거야. 물안경을 써도 눈을 질끈감았던 내가, 눈을 뜨니 보이던 바닷속이 너무 아름다워서 그런거야. 그러고나면 마치 한없이 넓은 바다를 다 안다는 냥 수심 깊은 곳에서도 겁없이 튜브에 떠있던 그런 마음이었던거야. 그렇게 바다에 두둥실 떠서 모래사장 쪽을 보면 어느샌가 엄마가 안보여 다급하게 눈동자를 쫒아 엄마를 내 눈에 담고나면 안심이 되던, 그런 동심 때문일거야. 바다는 나에게 용기를 줘서 그래서 좋았던 거야.

은은하게 파란빛과 초록색이 섞인 색깔도, 잔잔하게 출렁거리는 실파도에 비치는 윤슬도, 투명하게 속이 보이는 것도 너무 좋다. 그것 자체도 아름다운데 사람을 품는다. 내 힘을 온전히 주지않아도 사르르 파도가 나를 밀어준다. 그 속에 잠기게 해주고 포근하게 안아준다. 얼마든지 이 품속에 있어도 된다고 말해준다. 그러면 마치 시간이 멈춘채로, 그냥 그대로 그 안에 잠겨있고만 싶다. 너무 애쓰지 않아도, 버티며 살아내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 같다. 그래서 바다가 좋다. 왠지 나한테 그렇게 노력하지 않아도 밀어주고 끌어주겠다고 파도로 대답해주는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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